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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을 위해 언제부터 기도했을까?     

2세기부터 죽은 이를 위한 기도가 널리 퍼져

 

   - 그리스도인은 위령성월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긴다.

  사진은 신자들이 서울 용산 성직자묘역에서 세상을 떠난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11월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성월이다.
위령성월을 맞아 위령성월의 유래와 함께 죽음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살펴본다.


위령성월 유래

죽은 이를 위한 기도와 관련된 기록은 구약성경 마카베오기에 나온다. 기원전 2세기 유다 지도자 마카베오는 전쟁터에서 죽은 유다인들의 장사를 지내면서 그들이 지은 죄가 용서받을 수 있도록 기도와 헌금을 바쳤다.

“경건하게 잠든 이들에게는 훌륭한 상이 마련되어 있다고 내다보았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2마카 12,45).

서기 2세기부터 죽은 이를 위한 기도가 널리 퍼졌다. 초대 교회 로마 카타콤바(지하묘지) 안에 새겨진 기도문에는 죽은 이들이 죄를 용서받고 천상 행복에 들게 해달라는 내용이 많았다.

교회는 이러한 관행을 연옥 교리로 본격적으로 발전시켰다. 세상을 떠난 이들이 천국에 들기 전 자신의 죄를 깨끗이 씻는 상태를 뜻하는 연옥은 13세기 리용공의회와 15세기 피렌체공의회를 거쳐 1545년 트리엔트공의회에서 공식 가르침으로 선포됐다.

이에 앞서 609년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정하고 이날에 교회력에 축일이 따로 없는 성인들을 기억하도록 했다. 이후 998년 프랑스 클뤼니수도원 오딜로 원장은 모든 성일 대축일 다음 날인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정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했고, 이런 관습이 확산하면서 11월을 위령성월로 지내게 됐다.


죽음에 관한 교회 가르침

가톨릭교회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죽음은 이 세상 삶을 마무리하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관문이기에 적극적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죽음관이다.

교회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죽은 후에 세 가지 상황 가운데 하나에 처하게 된다. △하느님 은총과 사랑을 간직하고 죽거나 완전히 정화된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산다. (천국) △하느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정화의 과정을 거친다. (연옥) △죽을죄를 뉘우치지 않고 하느님을 결정적으로 거부한 사람은 영원한 벌을 받는다. (지옥)

이처럼 개별 심판(사심판)을 받은 인간은 세상 종말이 오면, 다시 말해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면 모두 부활해 최후 심판(공심판)을 받는다. 이때 육체와 영혼이 영광스럽게 된 의인들은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지만 악인은 단죄를 받게 된다. 종말의 시기와 방법은 하느님만이 아신다.

이러한 교회 가르침을 다시 쉽게 푼다면, 인간은 죽어서 하느님과 만난다. 하느님을 만나는 순간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전 생애가 완전히 발가벗겨지는 것을 체험한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파노라마처럼 적나라하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것이 심판이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 연옥은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과 하나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통감하며 후회와 고통 속에서 하느님을 대면하는 정화의 과정이다. 생전에 죄를 지은 것이나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것을 뉘우치며 하느님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상태가 바로 연옥이다. 연옥 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을 온전히 개방하고 정화하면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기대어 하느님과의 일치, 즉 천국을 희망한다. 교회는 연옥 영혼이 최후 심판 때 구원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바쳐온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는 연옥 영혼들을 위한 기도이다. 연옥 영혼들은 지상에서 살고 있는 신자들의 기도와 미사, 선행 등으로 도움을 받는다. 이른바 ‘통공’ (通功) 신앙이다.

천국, 곧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 복락을 누리는 어떤 곳이 아니다. 그보다는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룸으로써 누리는 충만한 기쁨의 상태다. 이를 ‘지복직관’(至福直觀)이라 부른다. 반면 지옥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이웃을 거부한 인간이 절망과 악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현세에서 천국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지옥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최후 심판, 즉 종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일이기에 인간이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종말 때 하느님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을 믿을 뿐이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다.

천국과 지옥이 내세의 어떤 장소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라고 한다면 천국과 지옥은 이미 현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 완성될 종말에 희망을 거는 그리스도인은 죽어서 하느님을 만날 것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한 가운데 종말에 궁극적으로 완성될 하느님 나라에 희망을 둔다. 이 희망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죽는 그 순간까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끈다.

위령성월에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자연스럽게 하느님 나라에 대해 묵상하게 되고, 이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신앙생활에 더욱 충실하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두 손을 모아야겠다.

[평화신문, 2014년 11월 2일,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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