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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산책2] (17) 미사 중에 왜 자주 일어났다 앉았다 하나요?

 

 

필자가 군 생활을 시작했던 논산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훈련기간 중 매 주일(일요일) 오전에는 교육이나 훈련이 없이 종교 활동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냥 내무실에 있게 되면 쉬기는커녕 이러저러한 (잡)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사들은 종교가 없더라도 천주교, 개신교, 불교 집회 중 하나에 가곤 했다. 병사들에게 가장 있기 있는 종교는 무엇이었을까?

 

단연 개신교였다. 예쁜 청년 자매님들이 와서 맛있는 빵을 서너 개씩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큰 소리로 찬양하는 것을 듣는 것이 좀 고역이었지만 빵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불교였는데 많은 간식을 주지는 않았지만 앉아만 있으면 조용한 염불 소리를 들으며 단잠을 잘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교육과 훈련에 지친 병사들에게 잠과 휴식은 달콤한 유혹임에 틀림없었을 것이다.

 

천주교는 제일 인기가 없었는데, 물론 초코파이를 두 개밖에 안주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정작 큰 이유는 미사 중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무릎을 꿇어야 했기 때문이다. 엎드려 잘만하면 일어나고, 다시 앉았다가 어느새 또 일어나고…. 간식도 변변찮으면서 몸도 힘들게 하니 인기가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미사 중에 왜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일어서거나 앉거나 무릎을 꿇는 것일까?

 

교회는 ‘전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다양한 동작과 자세는 전례 거행 전체가 아름다움과 고상한 단순함으로 빛나도록 하는데 이바지하며, 전례가 지닌 참되고 완전한 뜻을 밝혀 준다’고 가르치고 있다. 아울러 전례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통일된 자세는 거룩한 전례에 모인 그리스도교 공동체 구성원이 이루는 일치의 표지”(「미사경본 총지침」, 42항)이기 때문에, 하느님 백성의 영적인 공동선을 위해서 개인 취향을 따르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미사경본 총지침」, 42항 참조).

 

그러므로 미사 중에 자기 취향에 따라 멋대로 독특한 동작과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각 전례 부분에 맞추어 행해지는 자세는 전례의 의미를 더욱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서는 자세’는 기쁨, 존경, 깨어있음의 의미뿐 아니라 기도의 자세를 뜻한다. 마치 주님 앞에 서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청을 드렸던 아브라함의 자세(창세 18,22 참조)처럼, 우리들 또한 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아버지께 존경을 드리며 기도를 바치는 것이다.

 

② ‘앉는 자세’는 조용히 듣고 묵상하는 자세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독서와 강론 등을 들으며 이를 곰곰이 묵상하는 자세라 할 수 있다. 조용히 앉아 있다고 해서 쉰다거나 구경꾼이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침묵 가운데 흐트러진 생각과 마음을 모으는 자세인 것이다.

 

③ ‘무릎을 꿇는 자세’는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하느님께 찬미와 흠숭을 드리는 자세이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성찬의 기도(성체 축성) 부분’과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한 다음 부분’에서 무릎을 꿇도록 가르치고 있는데, 이는 곧 몸과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께 경배를 드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성당 내부의 상황에 따라 장궤틀(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틀)이 없는 경우에는 서 있을 수 있으며, 건강 문제, 또는 자리가 좁거나 사람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서 있을 수 있다(「미사경본 총지침」, 43항 참조).

 

[2017년 6월 11일 삼위일체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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