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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은총을 청하는 기도 가운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하여 바치는 기도가 있습니다. 이 기도를 전구 또는 “전구 기도”라고 합니다. “중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구”의 라틴말은(intercessio) “중개” 또는 “중재”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이가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다른 이에게 다가가 주선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고대 로마에서 “평민 호민관”(tribunus plebis)이 평민을 위해서 귀족 원로원이나 집정관의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가리키는 말이 “중재”(intercessio) 또는 “중재권”(ius intercessionis)이었습니다.

 

간구 또는 청원이라는 측면에서는 감사기도의 전구는 신자들의 기도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신자들의 기도는 지향들을 나란히 놓지만, 전구에서는 회중을 중심으로 “하늘과 땅의 온 교회가 하나가 됨”을(총지침 79) 드러냅니다. 또한 신자들의 기도에서는 사제의 이끄는 말과 맺는 기도가 있지만 신자들이 직접 바치고, 전구에서는 회중을 대표하여 주례가 바칩니다.

 

감사기도에서 전구를 바치게 된 까닭은 제사 부분에서 간구를 바침으로써 그 가치가 커진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전구를 위해 처음에는 부제가 기억할 이름을 적은 “지향판”(그리스어 diptikon, 라틴어 diptychum = “두 쪽으로 된 판”)을 읽었으나, 나중에는 사제가 바쳤습니다. 이렇게 전구는 제사에 결합되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신 중개자 그리스도께서 바치시는 기도로 이해되었습니다.

 

또한 감사기도에 전구가 들어온 것은 틀림없이 유다교 찬양기도(브라카)에 들어 있는 간구들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찬양기도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하여 이루신 놀라운 업적에 대한 기억에서 나온 찬양(감사)이 중심이지만, 그 업적을 다른 방식으로 계속하기를 바라는 간구도 들어있습니다. 유다교 찬양기도에 “기념”과 “성령 청원”을 덧붙인 것이 감사기도의 골격입니다.

 

전구는 “성령 청원”의 간구에 견주면 본질적이 아니라 부차적이고 설명적입니다. 다시 말하여 이 기도는 신자들의 일치를 위한 성령 청원의 계속이며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분명히 “성령”을 말하는 기원미사, 화해 2양식의 전구에서 잘 드러납니다. 3양식에서도 전구는 바로 앞에 말한 “일치 성령 청원”과 연결하여 성령의 활동을 청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다만, 우리말에서는 “그분”을 “그리스도”라고 옮겨 성령의 활동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라틴말 “그분”(Ipse)은 “성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영어와 이탈리아어 미사경본에서는 “그분”으로, 프랑스말에서는 “성령”으로 옮겼습니다.

 

 

전구 기도에서는 교회를 위한 전구가 가장 먼저 나와

 

전구 기도는 감사기도문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서 크게 보면 교회를 위한 기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교회를 위한 기도, 산 이를 위한 기도, 죽은 이를 위한 기도, 성인 기억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전구 기도이지만 기도 주체인 회중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모든 감사기도의 전구에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를 위한 기도가 중심을 이룹니다. 따라서 교회를 위한 전구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3양식은 예외). 교회를 위한 기도에는 교계 제도가 포함됩니다. 교황과 해당 지역 주교는(교구장 주교나 동등한 이) 항상 이름을 부르며 기억합니다.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 이름도 부를 수는 있지만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주교의 이름은 부를 수 없습니다(총지침 149). 또한 전구들에서는 대부분 “모든 주교”와 “성직자”를 기억합니다. 1양식에 말하는 “정통 신앙을 보존하는 모든 이”는 주교들을 가리킵니다.

 

교회에 대한 기억은 “산 이”를 위한 기도와 연결됩니다. 미사 참석자들과 모든 신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가끔 몇 교우들과 예물 봉헌자들을 특별히 기억합니다. 1양식과 기원미사에서는 지향에 따라 신자의 이름을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때 기억과 기도는 교회의 담장을 넘어서 “진심으로 주님을 찾는 이들”(4양식)을 포함한 “여러 언어를 쓰는 모든 민족들”(화해 2), 곧 세상 전체로 확장됩니다. 전구는 이렇게 보편적인 차원을 얻습니다. 특히 기원미사의 전구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 “수고하는 이”, “무거운 짐을 진 이”들을 구체적으로 기억합니다.

 

교회는 “세상을 떠난 교우들”을 위한 기도도 바칩니다. 교회는 연옥에서 영원한 복락이 허용될 것을 기다리며 정화되고 있는 이들과 친교 상태에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감사기도들은 다양한 표현으로 죽은 이들을 기억합니다. 1양식은 “신앙의 보람을 지니고 저희보다 먼저 평안히 잠든 교우”라고 하는데, 여기서 “신앙의 보람”(signo fidei)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지, 곧 세례성사를 말합니다.

 

1.2.3 양식에서는 죽은 이에 관하여 특별한 기억을 할 수 있습니다. 1양식에는 언제나 바칠 수 있는 기도문이 있고, 2양식과 3양식에는 “위령 미사”에서만 덧붙일 수 있는 특별한 기도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위령 기도문들에서는 죽은 이의 이름(들)을 부를 수 있습니다. 3양식에 실린 기도문은 위로의 분위기를 줍니다. “저희 눈에서 눈물을 다 씻어주실 그때에 하느님을 바로 뵈오며 주님을 닮고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리이다.”

 

몇 감사기도들에서는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 그리스도인이 아닌 죽은 이들, 곧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2양식), “주님의 뜻대로 살다가 떠난 이들”(3양식), “오직 주님께서 그 믿음을 아시는 죽은 이들”(4, 기원)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이처럼 전구는 죽은 이를 위한 기도에서도 보편 차원을 나타냅니다.

 

 

사제의 입으로 교회가 바치는 전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올라가

 

전구 마지막 부분은 “아버지께서 뽑으신 이들”인 성인들을 기억합니다. 어떤 전구들은 성인들의 기억과 함께 전구를 청합니다(1.3양식). 1양식은 많은 성인들의 이름을 두 곳에 수록하였습니다. 첫 부분에서는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성 요한 23세가 1962년에 넣음), 열두 사도들과 열두 순교자들, 그리고 둘째 부분에서는 세례자 요한을 비롯하여 일곱 성인, 일곱 성녀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억합니다. 그러나 첫 부분에서는 스물한 명, 둘째 부분에서 열한 명의 성인 이름은 괄호로 묶어 생략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새 감사기도들에서 성인 기억은 단순합니다. 모든 감사기도들에서 성모 마리아를 기억하고, 1양식에서처럼 2.3.4양식에서 성 요셉도 언제나 기억합니다(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넣음). 다른 성인들은 “사도들과 그 밖의 모든 성인들”과 같은 일반적인 표현으로 기억합니다. 3양식과 기원미사에서는 순교자들을 덧붙입니다. 한편, 3양식과 기원과 화해 1양식에서 축제일을 지내는 그날의 성인이나, 미사를 지내는 그 성당의 수호자는 이름을 부르며 기억합니다.

 

전구 마지막 구절은 곧바로 이어지는 감사기도 전체에 대한 마감 영광송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모든 전구 끝에 “그리스도를 통하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화해 1은 예외). 그리스도를 통한 강복이나(1.3.4 양식), 찬양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2양식, 기원, 화해 1).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만 참되고 완전한 전구를 바친다는 사실을(1티토 2,5; 히브 7,25) 밝힙니다. 곧 사제의 입으로 교회가 바치는 전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올라갑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2월호, 심규재 실베스텔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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