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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5 10:09

성탄의 기원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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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월 25일의 기원

12월 25일은 미트라(Mitras) 신의 탄생일이 예수님의 탄생일로 바뀐 것이다.

기원전 6세기 이전에 다신교를 신봉하던 이란에서 미트라는 신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약’의 신으로서 모든 조약과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페르시아에서 조로아스터교가 흥하면서 미트라는 전쟁과 승리의 신으로 찬송되었는데, 기원전 330년에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복하면서 공식적인 예배도 사라졌다. 일부 지역에 살아남아 있던 미트라 신앙은 로마제국에서 ‘불굴의 태양신’으로 다시 태어나 숭배되기 시작한다. 이란에서처럼 황제숭배와 연결되면서 콤모두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카라칼라 같은 황제 때 적극 권장되었다. 이 무렵 율리우스력 12월 25일은 동지(冬至)였는데, 태양이 동짓날 새로이 탄생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날을 불굴의 태양신 미트라의 탄생일로 기념하는 관습이 생겨났다. 그리고 일요일은 태양숭배일이었다.

이런 관습이 312년에 십자가에 의탁하며 전쟁에 임하던 콘스탄티누스가 밀비오 다리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바뀌게 되었다. 콘스탄티누스가 밀라노칙령(313년)으로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우대정책을 펴면서 미트라는 여러 이방신의 하나로 격하되었고, 점차 추종자도 사라져갔다. 황제는 321년에 일요일에 노동하는 것을 금지시켰으며, 교회는 354년에 공식적으로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거행하였다. 그리스도교가 미트라의 종교적 기능을 고스란히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착화였던 셈이다.


2. 복음서에 나타난 성탄의 역사적 근거

성서 안에서 성탄에 관한 기록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을까?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께서는 단 한 구절의 기록도 남기지 않으셨으며,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 중 누구도 예수님의 말씀을 옆에서 받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가장 먼저 씌어진 마르코복음도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거의 40년이 지나서 기록되었다. 바울로사도의 서간들이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기록되었어도, 역시 이십 몇 년이 지났다.

바울로사도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밝힌 내용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1고린 15,3-5) 뿐이다. 성탄은 고사하고 예수님의 공생활까지도 언급하지 않는다.

이보다 조금 후대에 씌어진 마르코복음은 이러한 사도들의 선포가 오직 ‘신앙의 대상인 그리스도’만을 전함으로써, 그분이 인간이 되셨다는 것과, 우리가 그분을 흠숭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닮아가야 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여, 세례자 요한부터 시작하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다루면서 인간으로서의 예수님을 묘사하였다. 물론 마르코도 예수님의 탄생이나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침묵한다. 그러다가 훨씬 후대의 두 복음사가들, 마태오와 루가에 의해서 비로소 예수님의 탄생과 더불어 성모님의 동정잉태가 다루어진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사도들이 처음 선포할 당시 오로지 예수님의 ‘부활’만이 최대 관심사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분의 공생활과 탄생, 성모님 공경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태오와 루가의 기록은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90년 이상 지난 때 쓰여졌으며, 사실보다는 신앙의 고백에 가깝다. 역사적 근거로 제시하는 루가복음서의 호구조사 기록조차 사실이 아니다.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는 호구조사령을 내린 적이 없고, 시리아 총독 퀴리노가 서기 6-7년에 주민등록을 실시했을 뿐이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원전 6-7년으로 본다면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복음서가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그 기록이 지닌 가치가 상실될까? 그렇지 않다. 복음사가들은 신문기자들처럼 객관적인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요한 20,31) 목적으로 기록했을 뿐이다. 호사가들이 찾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할 의도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 하신 일들을 낱낱이 다 기록하자면 기록된 책은 이 세상을 가득히 채우고도 남을”(요한 21,25)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태어난 날이 12월 25일이 사실이 아니라도 믿음의 내용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승리의 태양이 비쳐와 너희의 병을 고쳐 주리라”(말라 3,19)는 말씀에 따라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참 빛이심을 제대로 고백할 수 있게 된다.


3. 복음서가 말하는 성탄의 의미

1) 마태오복음(2,1-12)

성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동방의 점성가들이 별을 관측하다가 유다인의 왕의 탄생을 알아보고는 먼 길을 떠나 경배하러 온다. 이와는 반대로 성서를 통해서 메시아가 탄생할 곳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포함한 백성의 지도자들은,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예루살렘에서 머물면서도 예수님을 경배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분을 죽이려 음모를 꾸민다.

하느님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신앙을 이용하여 자기의 삶을 윤택하게 꾸미려는 사람들은 동방의 점성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성서와 하느님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찾고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어둠 속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겠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리라.”(마태 4,16)는 말씀대로, 권력이 주는 화려한 불빛을 외면하고, 참 빛을 찾아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빛을 비춰주신다.

2) 루가복음서(2,1-20)

아무도 방을 내어 드리지 않아, 세상의 첫 순간부터 가난의 끝을 체험하신 그분은 공생활의 시초부터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당신의 사명으로 받아들이신다(4,18). 말구유에 뉘이신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을 사람들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 놓으신다.

루가복음에서 성탄의 첫 목격자는 목동들이다. 싼 임금에 고용되어 남의 양떼를 지키며 밤새 들판에 앉아 있는 목동들에게 어떤 희망이 있었을까? 도시의 화려한 불빛을 바라볼수록 절망감은 더 짙어지고, 들판의 고요함은 밤을 더욱 길게 만들었을 것이다. 바로 이들에게 주님의 영광의 빛이 비춰지고 천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대로 불빛에 취해 잠들어있는 도시 사람들은 영광의 빛을 볼 수도, 천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다.

목동들에게 주님 탄생의 표지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2,12) 뿐이다. ‘표지’라고 할만한 색다른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들의 처지와 똑같아 지셨다는 것이야말로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10,21)은 절대로 알아볼 수 없는, 하느님과 가난한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신비로운 표지이다.

성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포된 기쁜 소식이다. “부요하셨으나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2고린 8,9)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진 것뿐 아니라 생명까지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의 선물임을 고백하는 사람들 것이다. 가난한 이웃을 껴안으며, 복음을 위해 기꺼이 가난해질 때,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 것이다.”(6,20)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쌍백합 제7호, 2004년 겨울호, 김광태 신부(가톨릭 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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