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꽃비 아래, 당신
정오의 빛이 조용히 내려앉고
바람은 봄의 이름을 부르듯 흔들이던 날.
벚꽃은 끝내 말을 다 하지 못한 채
하늘에서 천천히 흩어지고 있었다.
그 길 위에
당신이 서 있었다.
당신은 한동안 꽃비룰 바라보다가
문득, 아이처럼 손을 들어 올렸다.
잡히지 않을것을 알면서도
닿고 싶은 마음으로.
가볍게,
그러나 환하게 웃으며.
나는 그 장면을 잊지 못한다.
지는 꽃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서 있던 당신이
너무도 맑은 빛이었기 때문에.
닿지 않는 것을 향해 뻗던 그 손이
왜 그토록 사랑스러웠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
그저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당신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조용한 기적인지를
꽃잎을 놓아주던 당신의 미소는,
벚꽃보다 오래
바람보다 깊게
내 안에 남아 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안다.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을
이토록 오래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도
나는
당신을 바라본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그날 하늘 아래에서
당신이 보여주었던
그 맑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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