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아이디는 등록된
본인의 메일주소를 입력하세요.
로그인


조회 수 6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신학 산책2] (18) ‘미사보’를 쓰지 않으면 영성체를 못하나요?

 

 

미사 중, 성체를 나누어 주고 있을 때였다. 성체를 받으러 줄을 서서 걸어오던 한 자매님이 오는 도중에 옆에 앉은 어느 자매님에게 미사보를 빌려 쓴 후 앞으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성체를 모신 후에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 빌린 미사보를 되돌려 주며 감사의 마음으로 환히 웃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자매님은 성체를 받아 모시려면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듯 세례를 받은 자매님들은 미사보를 꼭 써야만 영성체할 수 있는 것일까? 미사보의 의미는 무엇일까?

 

미사보(또는 미사포(-布); veil)는 “미사를 비롯한 교회 예식에서 여성 신자들이 머리에 쓰는 수건”(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천주교 용어집」)을 뜻한다. 반원 모양의 천으로 흰 색과 검은 색 두 가지가 있는데, 예전에는 대개의 경우 흰 색 미사보를 쓰고 장례 미사의 경우 검은 색을 썼으나, 요즘은 일반적으로 부활의 새 생명을 상징하는 흰 색을 사용하고 있다.

 

일찍이 유다인들과 유다인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공적 모임과 전례에서는 여성 신자들이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있었는데,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통해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도 이 관습을 따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1코린 11,2-16 참조). 실제로 여성들이 자신을 꾸밀 때 머리 모양에 신경을 쓰며 화려하게 치장을 하는 경우가 있기에, 공동체 모두의 경건한 전례 참여를 도와주기 위해서도 머리를 가리는 것이 권고되었던 것이다. 이후 교회에서는 여성 신자들이 미사보(베일)을 머리에 써서 머리를 가리는 것을 통해 단정하고 소박한 태도로 전례에 임할 것을 권고해 왔다. 즉 여성 신자들이 ‘미사보를 쓰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인 것이다. 또한 ‘미사보를 쓰는 것’이 단지 2,000년 전 유다인들의 관습을 우리가 단순히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전례에 참여하는 이들의 정숙함과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에 와서는 미사 중에 미사보를 쓰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때로는 남녀평등 사상이 강조되면서, 여자들에게만 미사보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자매님들은 미사보를 쓰지 않아도 영성체를 할 수 있으며, 미사와 기타 전례, 성사에도 미사보를 쓰지 않고 참례할 수 있다.

 

그러나 ‘미사 중에는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한다’라는 형식을 뛰어넘어, 미사보가 전례 안에서 드러내는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과 낮추임’, ‘단정함과 경건함’이라는 의미를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값비싸고 화려한 문양의 미사보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미사보를 쓰며 그 의미를 되새기며 전례에 경건하게 참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미사보’는 형식의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께 자신의 겸손한 마음을 드러내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18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복음화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 '본당(本堂)', '성당(聖堂)'의 차이 홍보분과 2018.12.08 776
119 * 미사 참례 시 유의 사항 2 전례부 2009.02.24 2318
118 2009년 첫 영성체 1 file 정인주(로사리아) 2009.06.14 511
117 2013년 영세식 file 홍보부 2013.10.22 286
116 2016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 file 홍보분과 2016.03.21 135
115 2017년 주님 수난 성지주일 file 홍보분과 2017.04.15 104
114 TV 미사 참례, 수많은 의문과 몇 가지 제안 홍보분과 2017.07.30 203
113 [대림성탄] 신경에서 드러나는 성탄의 의미 홍보분과 2018.01.01 242
112 [미사] 교중미사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분과 2017.05.17 1071
111 [미사] 영성체 예식 홍보분과 2018.01.13 416
110 [사순부활]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 시기, 전례 의미를 알아보자 홍보분과 2018.02.11 983
109 [성인복사단]성지 순례 file 홍보부 2014.11.14 250
108 [어린이 복사단] 입단식 2 file 홍보부 2009.07.19 1997
107 [전례] 거룩한 침묵 홍보분과 2018.01.30 285
106 [전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Et cum spiritu tuo) 홍보분과 2017.12.22 500
105 [전례] 새 로마 미사 경본(한국어판) 살펴보기 홍보분과 2017.11.16 586
104 [전례] 신학 산책22: 대축일, 축일, 기념일이 뭔가요? 홍보분과 2018.01.22 676
103 [전례] 장례미사를 못 하는 날도 있나요? 홍보분과 2017.11.19 1140
102 감사 기도 홍보분과 2015.10.05 507
101 감사기도의 시작 대화 홍보분과 2015.11.17 253
100 감실은 왜 존재하나요? 홍보분과 2016.07.16 201
99 개신교, 무엇이 다른가요? 홍보분과 2016.02.03 212
98 거룩하시도다 file 홍보분과 2016.11.07 76
97 공복재는 무엇인가요? 홍보분과 2017.07.06 478
96 구원의 보증인 성사(聖事) 홍보분과 2017.03.21 71
95 국악 율동 미사 -소고춤 file 홍보분과 2016.11.07 142
94 기념 환호 홍보분과 2016.09.19 114
93 기념(아남네시스) 홍보분과 2016.10.12 214
92 기본적인 의무인 주일미사를 지키지 못한 경우 홍보분과 2016.06.26 1262
91 넉넉한 축복에 감사드림, 한가위 추석 명절 미사 홍보분과 2015.09.11 338
90 네 형제를 어떻게 하였느냐? 홍보분과 2017.01.31 73
89 대림 시기에 만나는 인물들: 이사야 · 요한 세례자 · 마리아 file 홍보분과 2017.12.07 493
88 대림시기 의미와 전례 홍보분과 2015.11.27 1026
87 대부(代父), 대모(代母)는 무엇하는 사람인가요? 홍보분과 2017.06.02 6920
86 대영광송 홍보분과 2015.09.08 775
85 대영광송 file 홍보분과 2016.11.07 91
84 따분한 전례? 따분한 내 인생? 홍보분과 2017.01.16 82
83 마침 예식 홍보분과 2015.09.04 291
82 매주 참례하는 미사, 얼마나 알고 계세요? 홍보분과 2016.01.28 360
81 모든 영예와 영광이 하느님 아버지께(마침 영광송) 홍보분과 2017.04.07 682
80 묵주기도(로사리오) 성월을 맞아 홍보분과 2015.10.06 623
79 미사 독서의 실제 지침과 방법 홍보분과 2015.10.20 1212
78 미사 때 ‘제병과 포도주’ 대신 ‘떡과 막걸리’를 쓸 수 있나요? 홍보분과 2017.02.22 395
77 미사 때 향과 촛불의 의미 홍보분과 2015.09.04 1356
76 미사 전례를 풍성하게 하는 성가대 홍보분과 2016.10.26 406
75 미사 전례에 관한 궁금증 몇 가지 홍보분과 2017.06.07 770
74 미사 중에 왜 자주 일어났다 앉았다 하나요? 홍보분과 2017.06.13 297
73 미사 중에 지켜야 할 예절 홍보부 2010.08.09 1199
72 미사는 신부님만 정성껏 드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홍보분과 2016.12.07 283
71 미사보(미사수건) 홍보분과 2016.10.22 374
» 미사보를 쓰지 않으면 영성체를 못하나요? 홍보분과 2017.06.20 672
69 미사와 신자생활 홍보분과 2015.09.24 320
68 미사의 동작들에 숨어있는 의미 홍보분과 2017.07.24 380
67 부활 성야 및 영세식 1 file 심 알렉시오 2009.06.23 464
66 부활성야 file 홍보분과 2016.03.29 88
65 부활성야 file 홍보분과 2017.04.18 131
64 부활성야 2 file 홍보분과 2016.03.29 78
63 부활절 영세식 사진 file 심재웅알렉시오 2009.06.24 646
62 빵 나눔 예식 홍보분과 2017.07.11 299
61 빵과 포도주 - 성찬례의 재료 홍보분과 2015.09.04 760
60 빵과 포도주를 들고 바치는 기도 홍보분과 2015.09.04 483
59 사순 시기의 의미와 전례 홍보분과 2017.03.11 230
58 사순시기 단식 김수도 (유스티노) 2009.03.14 854
57 사순시기 전례와 신앙생활 file 홍보분과 2016.02.12 582
56 성 주간의 전례 김수도 (유스티노) 2009.03.14 556
55 성당에 들어설 때 지켜야 할 예절 홍보분과 2017.03.29 830
54 성모상 앞에서 절하면 우상 숭배인가요? 홍보분과 2016.12.25 502
53 성수는 마셔도 되나요? 홍보분과 2017.10.09 1045
52 성전에서 지켜야 할 예절 홍보분과 2017.03.29 479
51 성찬 전례 때 복사가 종을 치는 것의 의미와 유래, 복사의 유래와 의미 홍보분과 2017.05.02 1194
50 성찬 제정과 축성(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홍보분과 2016.08.12 455
49 성체의 소중함을 보여준 사제 홍보분과 2017.03.15 156
48 성탄의 기원과 의미 홍보분과 2015.12.15 270
47 손 영성체와 입 영성체 홍보분과 2015.09.21 864
46 신앙 고백 홍보분과 2015.09.17 347
45 신자들의 예물봉헌 홍보분과 2015.09.04 720
44 알렐루야 홍보분과 2015.09.08 437
43 알렐루야 file 홍보분과 2016.11.07 47
42 엠마오의 두 제자와 성찬례, “받아먹어라.” 홍보분과 2017.01.25 201
41 영성체 예식, 주님의 기도 홍보분과 2015.09.08 864
40 영성체 후 묵상 file 홍보분과 2016.11.07 289
39 예물 준비 홍보분과 2015.09.04 288
38 예물 준비 예식의 동작과 기도들 홍보분과 2015.09.15 436
37 예물 행렬과 성가 홍보분과 2015.09.04 494
36 예수 부활 대축일 file 홍보분과 2016.03.29 84
35 예수 부활 대축일 file 홍보분과 2017.04.18 140
34 일요일(日曜日)? 주일(主日)? 홍보분과 2016.12.28 108
33 입당 행렬과 입당 성가 홍보분과 2015.10.29 702
32 있는 듯 없는 듯한 해설자 홍보분과 2016.10.06 426
31 자비송 file 홍보분과 2016.11.07 110
30 자신의 몸과 피를 봉헌하신 그리스도 홍보분과 2017.01.06 103
29 재의 수요일 file 홍보분과 2016.02.14 195
28 전례부 교육 file 홍보분과 2016.07.25 238
27 전례상식 - 주일에 임하는 자세 선교부 2009.10.19 1261
26 전례상식 - 주일의 의미 선교부 2009.10.12 1564
25 제단의 봉사자 - 복사 홍보분과 2015.09.30 230
24 제대 위의 십자고상과 초 홍보분과 2015.09.04 575
23 제대 준비와 장식 홍보분과 2015.09.04 1726
22 제대, 그리스도 상징하는 성당의 중심 홍보분과 2016.12.18 243
21 제대와 감실의 관계 홍보분과 2015.09.04 974
20 제물 봉헌 홍보분과 2016.11.22 384
19 제의에 사용하는 여러 색깔의 의미 홍보분과 2015.09.04 1483
18 주님 만찬 성 목요일 file 홍보분과 2016.03.29 160
17 주님 만찬 성 목요일 file 홍보분과 2017.04.18 168
16 주님 봉헌 축일 file 홍보분과 2016.02.07 120
15 주님 수난 성 금요일 file 홍보분과 2016.03.29 255
14 주님 수난 성 금요일 file 홍보분과 2017.04.18 243
13 주님, (아무)를 생각하소서!(전구) 홍보분과 2017.02.12 312
12 주님의 기도 file 홍보분과 2016.11.07 56
11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홍보분과 2015.12.24 276
10 첫영성체는 몇 살부터? 신자들도 성혈과 성체를 함께 모실 수 있나? 홍보분과 2017.03.04 800
9 캔들마스를 아시나요?(주님 봉헌 축일) 홍보분과 2016.02.08 396
8 파스카 성삼일 홍보분과 2017.04.11 443
7 판공성사 이야기 홍보분과 2015.12.07 494
6 평화의 인사 홍보분과 2017.09.21 299
5 하느님 말씀에 응답하는 교회 공동체 홍보분과 2017.09.12 120
4 하느님의 어린양 file 홍보분과 2016.11.07 81
3 하느님의 입이 되어야 하는 독서자 홍보분과 2016.09.02 377
2 하루 영성체 횟수 홍보분과 2015.09.04 348
1 한가위 추석 명절 미사 홍보분과 2016.09.04 4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