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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성체의 소중함을 보여준 사제

 

 

오래 전 피정지도를 위해 강의를 준비하다 만난 분은 다름 아닌 베트남의 성자, 반 투안 추기경입니다. 저는 오늘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게 반 투안 추기경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체에 대해 진실한 신심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간절한 사랑으로 성체의 소중함을 잘 보여 준 추기경은 감옥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후 저술한 <지금 이 순간을 살며>라는 책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딘 디엠 전(前) 남베트남 대통령의 조카이기도한 반 투안 추기경은 1928년 베트남 후에 지역에서 태어나 1953년에 사제서품을 받았고, 1967년에 나트랑의 주교로 임명되셨습니다. 당시 그의 주교 임명은 베트남 공산당에 의해 거부되었습니다. 1975년 성모승천 대축일에 체포된 그는 이후 13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1988년에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사랑하는 조국 베트남에서 추방되어 로마로 망명하였고, 끝내 조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반 투안 주교는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2001년에 추기경으로 서임되고 불과 1년 후인 2002년에 계속된 암 투병 중 9월 16일에 향년 74세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반 투안 추기경은 오랜 세월 독방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며 감옥 안에서 사도 바오로가 공동체에 편지를 보냈듯이 신자들에게 달력종이에 희망의 글을 적어 보냈는데, 그것이 나중에 세 권의 옥중 묵상집으로 나왔습니다. 어느 날 반 투안 주교는 감옥에서 ‘공동체에 편지를 쓰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답니다. 그 내면의 소리에 따라 그는 폐지인 달력 뒷면에 편지를 쓰게 되었고, 그는 단 한 순간도 망각하는 일 없이 ‘지금 이 순간을 살며’ 모든 이에게 사랑과 웃음, 희망을 전해 주고자 했습니다.

 

그분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감동적인 것은 바로 미사, 성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빵을 잘게 부수어 성체성사를, 손바닥에 포도주 세 방울과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려 미사를 거행하였다고 합니다. 그분도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와 <나를 이끄시는 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예수회원, 취제크 신부님처럼 미사야말로 자신의 생명을 지탱해 준 양식이었다고 증언합니다. 구엔 반 투안 추기경의 절망 속에서도 희망으로 점철된 삶은 ‘지금 이 순간을 살며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며 모든 것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음을 깊이 깨닫게 해 줍니다. 그는 매일 매일의 삶을 생생하게 시작하고 마칠 수 있는 비결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바로 그 힘을 미사의 성체에서 얻는다고 전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기다리지 않으리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리라.”

 

그분의 글 중에서 다음과 같은 미사에 관한 감동적인 대목은 우리로 하여금 성체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한때 저는 금으로 된 성반과 성작으로 미사를 봉헌하였으나 이제 당신의 성혈은 제 손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한때 저는 대회와 회의를 위해 세계 각지를 여행하곤 했으나 이제 저는 창문도 없는 좁은 감방에 갇혀 있습니다. 한때 저는 감실에 모신 당신을 조배하곤 했습니다만 이제 저는 당신을 제 호주머니 속에 밤낮으로 지니고 다닙니다. 한때 저는 수천 명의 신자들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곤 했습니다만 이제 밤의 암흑 속에서 모기장 밑으로 성체를 전하고 있습니다. 매트 위에서 흰 버섯이 자라는 이 감방, 여기에서 저는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고 당신께서는 제가 이곳에서 당신과 함께 생활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생 동안 많은 말을 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 이제는 당신께서 제게 말씀하실 차례입니다.”

 

우리 모두 미사의 소중함, 성체를 통해 예수님과 깊이 만나는 신비를 묵상하며, 감사를 드립시다.

 

[2017년 3월 12일 사순 제2주일 인천주보 4면, 김효철 그레고리오(교구 복음화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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