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덕산성당 25년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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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덕산성당 25년의 역사는 다른 어느 역사보다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은 절망과 좌절
의 역사였다. 주위의 온갖 반대와 협박과 방해 공작 등, 일어서기도 벅찬 우리 공동체
에 설상가상의 악조건들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을 온 몸으로 막으며 우리는 살
아야했다.
덕산본당 신앙을 등지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을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의 힘으로 견디며 모질
설립 25주년 발간사 고 혹독한 시간들을 버티어 왔다. 짙은 안개 속에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보이지도, 잡
히지도 않는 미래의 본당공동체를 꿈꾸며 우리는 그렇게 버티어 왔다. 때로는 서로를
덕산성당 주임신부 위로하며, 때로는 함께 울면서 우리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그렇게 버티어 왔다.
정중규 클라로 신부
집도 절도 없이 이곳저곳을 전전긍긍하며 미사를 봉헌하였으며 누구하나 따뜻한 위
로도 없이 서로의 손에 온기를 느끼며 우리는 살아야만 했다. 부족한 신앙이기에 때로
는 하느님도 원망하며 교구도 탓하며 냉랭한 주위의 본당도 탓하며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살아오기도 했다.
영국의 정치학자이며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
임없는 대화’라는 명언을 남겼다. 카는 “역사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 모세는 불타는 떨기나무 속에서 하느님을 만났다. 가시로 뭉쳐져 땔감으로도 쓰이지
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역사는 현대를 사는 역사가들이 과거를 해석하는 것이 않는 버려진 나무이지만 하느님은 당신의 현존을 그 떨기나무 속에서 드러내신 것처럼
므로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 라고 정의하였다. 이 덕산성당에 당신의 현존의 장소로 드러내셨다.
본당 설립 25주년을 맞아 우리는 과거 덕산본당의 생성단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봄이 오고 희망이 솟았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의 눈물을 외면하시지 않으셨다. 하느
쏟아내고 있다. 본당 설립 25주년을 맞아 기념 수기공모에 나타난 글들을 보면 과거의 님은 처음부터 그러하셨다. 다만 우리의 미약한 신앙이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많은 추억들을 포도 알처럼 주렁주렁 엮어내고 있다. 현재의 우리들이 과거의 우리들
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에드워드 H. 카의 말처럼 지금 우리들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 에덴의 동산이 있었다는 메소포타미아가 우리 덕산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강과 강
화를 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는 미제로 남아있지만……. 사이가 메소포타미아라면 덕산성당의 위치가 두 개울의 사이에 있으니 소 메소포타미
아인 셈이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그 대화록을 집대성하여 ‘덕산성당 25년사’를 발간하였다. 한 권
의 책을 만든다는 것은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정도의 수고와 많은 손길들이 있음을 부 지금 덕산성당은 진해의 중심역할을 한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덕산성
인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덕산성당 25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탄생시킴에 있어 당은 인구밀집의 중심에 있다. 진해에서 가장 작은 성당이 가장 큰 성당으로 성장했다.
덕산 공동체에 진심 어린 축하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제 우리는 길을 떠나야 한다. 또 다시 우리는 미지를 향해 길을 떠나야 한다.
36 덕산성당 25주년 발자취 제1부. 인사말 및 회고사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