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덕산성당 25년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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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신앙수기 진 계획 안에서 필요한 것을 남으로부터 찾고자 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혼자인
‘나’를 찾아 ‘외로운 나’를 피하지 않고 만나서 주님 안에서 편안하게 머무르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고 있지만, 외롭고 혼자일
때 주님 안에 머무르는 연습을 하게 된 것이다. 침묵 중에 주님께서 내게 다가오시기를
원하면서, 또 부드러움으로 손짓하시는 주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기를 원하면서…….
수도원
피정을 다녀와서 그 시간
내 안에 머물렀던 주님께서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처음부터 내 곁에 계셨었다.
내 안에 주님께서 머무르기를 기도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김창희 아델라
내 안에 갇혀 곁에 계시는 주님을 몰라봤을 뿐이다.
그 시간
맑고 푸르른 오월. 내가 만났던 주님께서는
가장 아름다우신 분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봉헌한 성모성월을 보내며 ‘피정’이라는 이미 내게 많은 것으로 풍성하게 베풀어 주셨다.
이름으로 자연의 푸르름과 함께 마음과 생각과 영의 여행을 다녀왔다. 온갖 좋은 것으로만 채워주시기를 기도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수도원으로 피정을 간다는 생소함과 기대감, 설레임으로 며칠 전부터 마음이 부산했 세상을 향한 욕심 때문에 주신 은혜를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다. 아무런 준비도 필요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기다림으로 바쁘고 시간은 더디게 갔다.
미사 때의 강론이 머리에 쏘옥 들어왔다. ‘그냥, 그냥 머무르는 거야.’ 신부님 말씀처 그 시간
럼 있는 모습 이대로 주님께 보여드리며 짧은 시간이지만 온전히 주님께 머물러 보고 내게 오신 주님은
싶은 바람으로 버스에 몸을 싣고 수도원으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소박한 시 부드러운 두 팔로 포근하게 안아주셨다.
골 풍경은 온유하고 부드러운 주님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버 입으로만 주님을 사랑하는 못난 딸을 그래도 사랑한다고…….
스 곳곳에서 들리는 작고 잔잔하게 이어지는 낮은 목소리의 이야기들은 분위기를 훈훈 사랑만 받고 드리지 못한 나는 자주 주님을 아프게 하였다.
하고 풍성하게 했다.
수도원에 도착하면서 침묵피정에 들어간다는 신부님의 말씀과 수도원에 도착하여 개인적인 시간을 마치고 함께 하게 된 수도원에서의 성체 강복시간과 저녁 기도 시
성모님 앞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모여앉아 들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 간은 말 그대로 천상의 잔치 같았다. 쉽게 느껴보지 못하는 감동과 은총의 시간이었다.
도원에 관한 소개도 마음에 담으면서 자유롭게 피정에 들어갔다. 함께하는 작은 들꽃 같은 수녀님들의 모습은 수도원의 잘 정돈된 예쁜 꽃들과 온갖 나
준비한 프로그램도 없었고 말씀을 들려주는 강사도 없었다. 늘 정형화된 틀과 주어 무와 이름 모를 풀들, 아름다운 새소리와 너무 잘 어울렸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무
166 덕산성당 25주년 발자취 제4부. 공동체의 아름다운 향기 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