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눈물" - 고(故) 최인호(베드로)

by 김종복(요셉) posted Aug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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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드로의 눈물” - 고(故) 최인호(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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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 그레코(El Greco)의 작품 - "눈물을 흘리는 성 베드로"

                                                (스페인 톨레도의 따베라 병원 소장)

      

    <<다음은 우리 곁은 떠난 작가 '고(故) 최인호(베드로)'의 ‘하늘에서 내려온 빵’ 중에서 인용한 내용입니다.>>

 

      엘 그레코(El Greco)는 스페인이 낳은 화가입니다.

      원래는 그리스 사람이었는데 일찍부터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받아 로마에서

      수학한 후 나중에는 톨레도에 정착하면서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가 되었던 사람입니다.

      그의 그림은 종교화와 초상화가 대부분이었고 색채와 명암의 교묘한 대비로 인해 모든

      화면에는 엘 그레코 특유의 황홀한 흥분 상태가 감도는 독특한 그림입니다.

      수많은 빼어난 종교화를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베드로의 눈물'(1605∼1610년 제작)이란 작품은 걸작 중의 걸작입니다. 

 

      왼쪽 팔목에는 주님으로부터 약속받은 "하늘나라의 열쇠"(마태 16,19)를 건 채 두 손을 꼭 마주잡고

      허공을 우러러보고 있는 베드로의 얼굴은 엘 그레코 특유의 길쭉한 얼굴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흰 머리칼과 얼굴 가득한 턱수염, 완강한 근육을 가진 어부 출신의 베드로는 알 수 없는

      허공의 한 점을 우러러보고 있는데 그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실제로 베드로는 주님이 승천하신 후 매일 새벽 첫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일어나 기도를 하고 몹시 울었다고 한다.

      항상 수건 한 장을 가슴에 넣고 다니며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한 일을 생각할 때마다 뉘우쳐져 크게

      울었다고 합니다. 너무 많이 울었으므로 베드로의 얼굴은 눈물에 젖어서 항상 짓물러 있었다고 합니다.

 

      엘 그레코가 그린 '베드로의 눈물'이란 작품이 걸작으로 손꼽힌 것도 알 수 없는 허공을 우러러보며

      울고 있는 베드로의 비통한 표정이 초자연적인 영성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 베드로가 처음으로 울기 시작했던 것은 새벽닭이 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주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셨으므로"(루가 22,61) 비로소 주님의 눈과 마주친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슬피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성서에는 베드로의 눈물에 앞서 또 한 사람의 눈물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주님의 눈물입니다.

      주님은 평소에 사랑하시던 마리아 자매와 따라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신 후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입니다.(요한11,35)

 

      주님의 눈물.

      우리는 울고 계시는 주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우리는 살아있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냄새가 나는 라자로처럼 비참하고

      절망적일 때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흐느껴 웁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문밖에서 울고 계시는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십니다.

      "이제 그만 나오너라."

 

      베드로가 주님의 으뜸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눈물을

      엘 그레코의 그림처럼 '베드로의 눈물'로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제 눈에도 주님처럼 눈물이 넘쳐흐르게 하소서.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베드로처럼 흐느껴 울도록 하소서.

      눈물로 우리는 영혼을 정화시키어 하느님의 영광 속에 죽음의 동굴을 벗어나게 하소서.

         <<우리 곁은 떠난 작가 '고(故) 최인호(베드로)'의 ‘하늘에서 내려온 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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